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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케어’, 항암제 급여 청신호

1~3차 건보 중기계획, ‘혜택-소외’ 불균형 심화
과거 ‘건보 청산’, 암치료 보장 현실화

이헌구 (hglee@pharmnews.co.kr) 다른기사보기 

2017-09-28 오전 6:00 페이스북 트윗터 kakao 목록 보기 프린트

건보 보장성 강화와 제약산업
최대 수혜주 항암제 : 현행 문제점 및 문재인케어 핵심

한국인 3명중 1명은 암에 걸리는 시대다. 의학 기술 발전으로 평균 수명이 대폭 연장되고 ‘100세 시대’라는 단어까지 등장했지만 암은 여전히 불치병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실제 지난 30년간 부동의 사망원인 1위라는 오명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암 환자들에 대한 항암 신약의 보험 급여율은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이 한몫하고 있다. 더욱이 앞으로 암의 발생과 사망은 인구 노령화 및 생활양식의 변화로 인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시급한 해결 과제라는 데 대부분이 동의하는 분위기다. 정부 역시 이를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데 공감하고 최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를 발표했다.

본지는 기존 항암제 관련 정책을 진단하고 이번 보장성 강화 대책에 따른 대대적인 변화를 예측해 보았다.

기존 건보 시스템, ‘임기응변’식 대응 한계

기존 우리나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임기응변(臨機應變)’식 대응이었다. 보편적 기능 달성이 아닌 사회적 현상에만 집중하다 보니 한계점이 항상 노출될 수밖에 없던 구조란 의미이다. 물론 여기에는 국가 재원의 조달 능력에 대한 한계가 있었던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1~3차 중기계획에서 건강보험 보장 강화를 위해 채택된 전략들의 한계점을 보면 분명하게 나타나는 것 중 하나가 질환 단위별 급여 확대라는 게 국회입법조사처의 설명이다.

우선 지난 2005년 암·뇌혈관·심혈관질환 등에 대한 본인부담금을 낮춘데 이어 2006년엔 폐·심장 등 장기이식 수술에 급여를 적용했다. 이는 지난 박근혜 정부까지 이어져 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성질환 등 4대 중증질환에 대해 본인부담금 특례를 적용해 진료비 부담을 낮췄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혜택을 받는 자’와 ‘소외되는 자’로 구분해 보장률의 불균형을 심화시킨 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여기서 진보된 제도가 항목별로 급여수준을 높이거나 비급여일 경우 급여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항암제 투여 기간 확대와 각종 약제에 대한 보험 적용률 제고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또 3차 중기계획은 급여 목록에 포함시킬 대상을 결정하거나 급여 조건을 판단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단점이 지적돼 왔다.

이에 환자의 지불능력을 고려해 환자가 부담하는 전체 비용을 줄임으로써 보장 기능을 강화하는 방법을 병행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서 본인부담금 상한제를 도입하고 이후 소득계층별로 상한 한도를 다르게 정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전면 개편했다.

다만 본인부담금 상한제는 건강보험 법정 급여에 한해 적용되는 만큼 비급여 부문에서 발생하는 비용에 대해서는 보장 기능이 없다는 한계점이 존재했다.

이와 관련 국회입법조사처는 “2005년부터 지금까지 정부가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체계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4~5년 단위의 보장성 강화 계획을 3차에 걸쳐 수립·추진해 왔지만 건강보험 보장률은 62~64%로 제자리걸음 상태”라고 지적하면서 “비급여 항목을 점진적으로 급여화 함으로써 보장률을 높이고자 한 지금까지의 건강보험 보장 강화 정책과 비교할 때 치료에 필수적인 비급여서비스를 모두 급여화하겠다는 이번 대책은 파격적”이라고 평가했다.

항암제 보험 등재율, OECD 20개국 평균 ‘절반’ 수준

한국암치료보장성확대협력단 2016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 20개 회원국 중 항암 신약에 대한 보험 급여가 가장 어려운 국가에 머무르고 있었으며 항암제 지출 비용 역시 가장 낮은 곳으로 조사됐다. 이는 다른 질병과 비교 시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며 암환자의 고충을 가중시키는 불평등한 결과다.

현재 국내에서 허가된 항암 신약들은 대부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급여 대상이 아니다. OECD 20개국 대상으로 보험등재 된 항암제 수를 비교한 결과, 한국은 하위 4위에 머물렀는데 실제 한국에서 허가(2009~2014년 기준)된 항암 신약 가운데 68%(34개 중 23개 신약)가 출시됐지만 29%(34개 중 10개 신약)만 보험 등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한국에서 항암 신약의 보험 급여가 어려운 이유는 정부의 제한적인 보험 급여 정책이 주원인이라는 분석에 도달하게 되는 셈이다.(표1) 



더욱이 허가된 모든 신약이 출시되지 않는 이유가 환자에게 사용될 가능성을 고려해 보험 등재 확률이 높은 의약품만 선택적으로 출시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존재한다. 이 같은 결과를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보면, 한국에서 허가된 항암 신약 중 보험 등재된 비율은 OECD 20개 국가들(평균 62%)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새로운 항암제는 암환자의 기대수명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문제는 고가의 항암제가 치료 장벽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인데 여기서 비용적인 부분만 해결된다면 항암치료가 결코 불가능한 영역이 아니다.

미국암학회(ACS) 2014년 보고에 따르면 모든 암 종에서 5년 생존율은 1975년 대비 39% 증가했는데 이 같은 생존율 증가의 이유에는 83%가 신기술에 기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영국 암연구소에 따르면 비호지킨림프종 환자의 절반 이상이 치료제 개선으로 생존하고 있다고 보고됐다. 국내에서도 1980 ~ 2000년 기간 유방암 환자와 비호지킨림프종 환자의 기대수명이 각각 6년, 3년으로 증가했는데 여기서 유방암 98%와 비호지킨림프종의 95%는 개선된 항암치료가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前정부 4대 중증질환 보장성강화 정책, ‘수박 겉핥기 식’

‘문재인 케어’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의료비 걱정 제로 국가’를 만드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비중이 높은 만큼 국민들이 직접 부담하는 의료비가 선진국에 비해 높다. 한국의 가계 직접 부담 의료비율은 36.8%로 OECD 평균 19.6% 대비 1.9배 높은 수준이며 이는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문재인 케어가 본격 시행될 경우 일부 의료서비스를 제외하곤 모든 의학적 비급여의 신속한 급여화가 본격 추진되면서 현재 63%대의 건강보험 보장률이 70%대로 개선될 예정이다.

이에 보건당국도 문재인 케어의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이번 보장성 강화 대책은 앞서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했던 보건복지 분야의 핵심 정책이었던 ‘4대 중증질환 보장성강화계획’에 대한 재평가를 수면 위로 끌어 올리면서 향후 정부가 지양해야 할 방향성도 제시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최신호에 게재된 한양대학교 김관옥 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4대 중증질환 보장성강화 정책 시행 전후로 해당 질환 환자들의 의료비 지출이나 보장률에는 큰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4대중증질환 외 환자들의 의료비 감소 효과는 유의미하게 줄어든 것으로 드러나면서 ‘수박 겉핥기 식’의 정책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

韓, 대만 등 주변국 연평균 국고지원율에 ‘절반’ 수준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황병래 위원장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보험료 예상수입을 과소 계산하는 편법으로 지난 2007년부터 2016년까지 10년 동안 무려 14조7천억 원을 미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 우리나라의 연평균 국고지원율 약 15% 규모가 대만, 일본 등 주변국가의 30% 이상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점이다. 이는 정부가 국고지원 약속만 제대로 지켰어도 비싼 항암제로 인한 고통이 크게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의미다.

황 위원장은 비급여 관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국고지원 법률을 준수한다면 지난 10년간 보험료 평균인상률인 3% 정도의 인상수준으로 2022년까지 70% 이상 보장률 달성은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보장성 강화정책 자체가 서민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견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특히 보장성 강화를 위한 5년간 추가비용 30조 원의 재정은 앞서 박근혜 정부가 4년 동안 큰 보험료율 인상 없이 24조 원이 투입됐던 것에 비추어 볼 때 향후 보험료 인상요인은 미미할 것이라는 게 황 위원장의 분석이다.

황 위원장은 “보장성 강화 정책의 성공은 지금까지 의료계에서 비급여란 편법으로 경영수지를 맞추어왔던 비정상적인 관행을 타파하는 것”이라면서 “지난 참여정부 시절 발표한 보장률 75% 달성공약이 오간데 없이 사라진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건강보험 보장률 성공이 복지국가로 나아가는 기틀의 한 축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48개 항암요법 기준 급여 검토 … 다국적제약 수혜

문재인 케어가 본격 시행되면 가장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치료영역은 단연 항암제 분야다. 이에 다수의 항암 신약을 보유한 다국적 제약사가 상대적으로 국내 제약사 보다 더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약가협상 절차가 필요한 특성을 감안해 현재의 선별등재 방식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하고 환자 본인부담률을 30~90%로 차등 적용하는 방법으로 선별급여를 우선적으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비급여 의약품에 대한 단계적 급여 전환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약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의 정책 추진 방향은 크게 ‘기준비급여’와 ‘등재비급여’ 틀 안에서 이루어질 전망이다.

여기서 기준비급여는 이미 급여권에 들어와 있지만 그 범위가 허가사항보다 적은 경우를 의미한다. 등재비급여는 현재 등재돼 있지 않은 완전 비급여 약제를 말하는데 이들의 급여화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게 정부 측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번 급여권에 들어온 약제를 다시 원상복구 시키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의 약가협상력을 보존하면서 합리적인 등재 가격을 둘 다 만족시키려면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즉 지금까지 확실한 건 문재인 케어에 포함된 약제의 급여화 방안은 ‘기준비급여의 선별급여’가 유일한 대안이라는 중론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 입장에서 우선적으로 고려 방법으로 적응증은 있지만 아직 급여 적용이 안 되는 항암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약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현재 48개 항암요법 중 급여화가 안된 항암제들을 대상으로 등재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적응증은 있지만 아직 급여가 적용 안 된 항암제, 즉 기준비급여 제품을 우선적으로 급여권에 안착시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현재 항암제가 3세대까지 발전을 거듭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각 약제들이 지닌 한계로 인해 유독 항암 치료만은 병용요법이 많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폐암과 흑색종에 적응증을 지닌 항암제가 효과 극대화나 부작용 개선을 위해 다른 치료제와의 병용요법을 선택했을 때 이 경우 급여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데 이 작업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따라서 어떤 약제가 급여권에 진입할 지를 예측하는 것은 아직까진 어려운 상황이다.

또 다른 문제는 30~90% 범위의 환자 본인부담률을 어떤 기준으로 차등 적용할 것인가가 난관으로 지목되고 있다.

약업계 한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보장성 강화 대책 발표에 일단은 환영한다”면서도 “다만 선별급여 약제 선택 및 본인부담률 차등화 등 합리적인 기준 마련과 사회적 합의 도출 과정이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보건당국도 골머리 앓고 있는 모양새다.

약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까지 세부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관련 규정에 대한 재정비 작업도 마쳐야 하는 만큼 실제 본격적인 급여화 약제에 대한 윤곽은 내년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 1억원 면역항암제, 5백만원 ‘급여시대’ 서막

3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옵디보’가 마침내 급여권에 들어왔다. 이번 면역항암제의 건강보험 적용을 두고 일각에서는 문재인 케어의 출발점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는 키트루다와 옵디보의 급여화가 이번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의 성패를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 가능하다. 하지만 여전히 이 두 약제에 대한 논란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이유는 바로 안전성 문제.

그렇다고 이를 돌파할 해결책이 전혀 없는 것만은 아니다. 여기서 대안책으로 관심을 모으는 약이 바로 로슈의 ‘티쎈트릭’인데 문제는 아직까지 이 약제가 비급여 품목이라는 것.

심평원은 면역항암제 급여화 당시 개정안에서 키트루다와 옵디보에 대해 새로운 개념의 항암제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 두 약제가 심각한 ‘면역 매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로 치료기관 선정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런데 항PD-1 기전의 키트루다·옵디보와 항PD-L1 제제인 티쎈트릭 사이에는 약물 상호작용(PD-L2/PD-1) 영향에 따라 면역 항상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티쎈트릭’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의 대안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 심평원 약제관리실 관계자는 “앞서 심의를 거친 다른 면역항암제들과 마찬가지로 기관제안이나 바이오마커 사용 여부 등 모든 조건을 동일선상에 놓고 평가할 계획”이라며 “다만 약제 근거에 따라 평가 기준이 다르게 적용될 수도 있다”고 새로운 기준의 적용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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